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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09 빌 비올라 (Bill Viola) by hans (1)

빌 비올라 (Bill Viola)

비올라는 뉴욕 퀸즈 태생으로 웨스트 베리 교외에서 자라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방송반 활동을 했고, 10대에 이미 가정용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시라큐스 대학에서 뉴 미디어와 인지 심리학, 음악을 공부한 비올라는 1972년 시라큐스 졸업 후 에버슨 미술관의 비디오 테크니션으로 취직한다. 당시 에버슨 미술관은 최초로 비디오 전문 큐레이터인 데이비드 로스를 고용하였고, 비디오 아트와 각종 뉴미디어 전시를 개최하였다. 당시는, 1966년 소니의 비디오 포타 팩이 출시된 이후 본격적인 비디오 아트가 탄생한지 10년이 채 되지 못한 시기였다. 비올라는 비디오 미술의 선구자인 백남준과 같은 유명한 비디오 작가들의 전시 설치를 도왔고, 그 이외에도 작곡가인 데이비드 투도어와 함께 일하며, 실험 음악과 관계된 음악과 음향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이해를 발전시켰다. 이처럼 비올라는 비디오 예술이 시작된 초기에 당시로서는 모든 젊은 작가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던 첨단 비디오 아트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이후 해마다 새로운 작업이 선보이는 비디오 아트의 발전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었다.

“내가 1970년대 비디오 아트를 공부하던 시기에는 모든 매체의 실험이 보여졌던 시기였다. 즉, 이미지 조작, 백남준의 작업과 같은 실제 하드웨어에 대한 간섭과 조정, 브루스 나우먼(Bruce Nauman)과 비토 아콘치(Vito Acconci)의 퍼포먼스 아이디어, 레스 레빈(Les Levine)과 프랭크 질레트, 아이라 시더(Ira Snyder)와 같은 작가들의 영화적 몽타쥬 기법과 상영 등....”

비올라의 작업은 주로 원형적인 꿈의 패턴들, 시간의 우주적 사이클,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 태어남과 죽음의 삶의 과정, 무의식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영적인 교화(Spiritual enlightenment)에 대한 비올라의 탐색은 불교와 기독교, 수피와 선(Zen) 신비주의에 대한 깊은 연구와 이탈리아, 바(Bah), 티벳, 일본 그리고 피지 섬 등으로의 여행에서 고무되었다.

특히 1980년 일본에서 지원하는 “일본/미국간 예술창작 지원금”으로 18개월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선불교승이자 화가였던 다이엔 타나카를 만나 교류하게 되고 자기 예술의 근간을 이루는 작업이론을 구축하는 계기가 된다. 또한 1981년에 소니 기술제휴 아츄기연구소로부터 그의 영상작업을 결정하는 “영상의 느림효과”를 획득하게 된다.

비올라의 비디오 작품들 속의 이미지들 즉, 밤 부엉이의 비행, 일본 어시장, 개복 수술장면 또는 어머니의 죽음의 이미지들에서 볼 수 있듯이 비올라는 복잡한 인식적 경험들을 표현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이해 가능한 이미지들을 이용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들과 기억들은 비올라의 작품에 이용되는 주 요소 중 하나이다. 비올라는 1988년 첫아기의 탄생을 경험하였고, 1991년 둘째의 탄생과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극단적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1998년에는 어머니의 죽음과 같은 방식으로 아버지의 죽음(도판1) 겪게 된다. 비올라의 종교적이고 삶의 경험에 깊이 의존된 작업들은 이러한 체험을 통해서 더욱 깊게 확산된다. 그 후 그는 잠, 죽음, 출생이라는 테마의 작업에 몰입하게 된다.

비올라의 1990년대 초반 작품인 <죽음 The Passing, 1991>(도판2), <하늘과 땅 Haven and Earth>(도판3), <낭트 삼면화 Nantes Triptych>(도판4) 등과 같은 작품 속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개인적인 고통과 희열의 경험이 표현되어진다. 당시의 이러한 정신적인 희열과 고통의 극단적인 경험은 비올라의 작품 전체의 성격을 변화시킬 정도로 새롭고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이는 후에 제작되어지는 <격정> 시리즈 제작의 중요한 배경이 된다.

비올라의 <격정 The Passions> 시리즈의 작품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미디어를 다루는 그의 기술과 자연스럽게 결합된 아름다운 시각 영상에 경이로움을 자아내게 한다. 성스러운 종교화를 대하듯 관객은 화면을 경건하게 응시하며 그 속에서의 시간의 흐름, 감정의 변화(도판5), 그리고 시각적으로 인식된 이미지의 견고함과 섬세함을 느끼게 된다.

비올라는 초기부터 기술적 진보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비디오 매체를 멀티 풀 스크린 프로젝션과 관객을 둘러싼 공간적 환경 창조 등으로 정의되도록 만드는데 공헌하였다. 그는 비디오 아트 설치의 몰입적 변환에 동참하여 관객들을 자신의 시간과 공간 속으로 유인한다. 비올라는 관객과 자신이 신체적으로, 기술적으로 함께 몰입해 가는 총체적 환경 속에서 자신의 비디오아트가 창작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서라운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듯한 소리들이 모든 방향에서 청각을 자극하고(도판6), 뿐만 아니라 가상의 현실 공간에 놓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만들어 주는 설치 풍경(도판7), 그리고 특수 효과를 사용하여 현실 세계를 슬로우 모션(slow motion)으로 재현한 작품(도판8) 등은 마치 신화를 읽은 독자와 신화 속 주인공 사이에 생기는 모종의 관계를 암시하는 듯 하다. 이러한 비올라의 비디오 설치는 단순한 조형적 배치를 넘어서 연극적인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 관객들을 흡수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비올라는 가장 사실적인 매체인 카메라를 통해 극히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그는 비디오(매체)를 통하여 인간 경험의 영적 측면과 지각적 측면을 탐구하고, 자아인식에 대한 통로로서 인식감각의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카메라는 ‘접촉’의 매체이다. 물체를 찍을 때, 외부에서 빛이 들어와 카메라의 표면에 접촉해서 이미지를 만든다. 그것은 세상과의 접촉이며,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는 세상은 한 쪽 눈으로 경험하는 혼자만의 세계이다. 카메라 때문에 존재하는 영상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시간성'에 있다. 실시간이든 편집된 시간이든 카메라를 따라 이미지가 움직이고 말한다. 비올라의 작품이 보여주는 카메라를 통해 접촉한 세상은 뿌옇게 반사된 수면처럼 현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단순한 서술구조를 넘어서 순서를 조작함으로써 특정한 시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바꿔 놓는다.

고속 촬영을 통한 슬로 모션은 비올라가 즐겨 사용하는 기법으로 길게 늘어진 시간은 더 이상 현실 세계의 것이 아니다. 시간의 속도를 늦춤으로써 현실 너머로의 진입을 권한다. 촬영속도의 조정, 반복적인 재생, 순간적인 복사, 기계적 조합 등 비디오 장치의 특성을 사용하여 영상 이미지를 정서적으로 풀어 감으로써 동양 사상과 고전 회화에서 영감을 받은 비올라는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자기인식에의 탐구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다.

비올라의 < The Reflecting Pool, 1973 >은 고정카메라로 촬영한, 숲으로 둘러 쌓인 작은 수영장을 기본 장면으로 한 작품으로서, 이 작품에서 수면이나 인물, 배경 등은 따로 촬영되어 합성된 것이다. 이 작품에서 시간은 역전하든지, 어긋나기도 하고, 압축 또는 동결되기도 한다. 이처럼 비올라는 비디오적인 기법만으로 새로운 시공간적인 표현을 성취하고자 의도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다양한 시간적인 조작을 행한 것은 장치의 기능을 최대한 이용해, 독자적인 표현의 기법을 모색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비올라는 원근법적인 시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일공간에 있어서 시간적인 조작을 통해 새로운 리얼리티를 표현한 것으로 숲속이나 물 속에서 환영처럼 출몰하는 인물을 이용한 시간의 몽타주는 ‘실제의 시간’을 ‘기억 속의 시간’으로 변용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올라의 음향, 빛, 공간에 대한 감수성과 서양 및 극동의 예술과 정신성에 대한 깊은 지식은 물론 그의 기술적인 노련함이 함께 흐르고 있는 영상들은 관객들을 시간성을 초월하는 영감과 다층적이고 명상적인 관조로 이끌고 있다. 그 때문에 비올라는 공존하기 힘든 대중적 인기와 미술계의 관심을 함께 받아왔다. 그것은 1960년대 이후 많은 현대미술에 의해 계승되었던 철학적이거나 언어학적인 주제에 의한 비올라의 생각들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비올라는 다른 동 세대 미술을 참고하기보다는, 태연하게도 이제는 잊혀진 “거대한 주제들”에 몰두했다.

“우리의 내적 삶들과 연결된 매우 많은 것들이 예술에 의해 다루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떤 특정한 그룹의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사랑 그리고 미움, 그리고 공포, 삶과 죽음 그리고 의식은 인류의 오래된 주제이다...그들은 단어의 현실적인 생각 속에서 풀 수 없는 그리고 신비로운 것이며 그래서 생기에 넘친다.”

비올라는 작가 개인이 겪었던 극단적인 경험들과 개인의 기억과 시간 속의 존재의 경험, 삶과 죽음의 윤회적 이미지를 작품을 통하여 드러내고 있으며 과거의 회화를 첨단기술로 재현한 이미지와 극도로 세밀하게 표현해낸 감정의 요소, 회화와 같이 벽에 걸리거나, 선반에 둘 수 있는 사이즈 등으로 전통적인 회화에 대한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둔다.

비올라의 작품이 갖고 있는 사적인 역사의 기억, 감정적 자극의 직접성, 새로운 비디오 회화의 개발, 대중의 환호, 상업적 매매의 성공 등은 그에 대한 평가를 극단적으로 좌우하는 요소들이다. 지금의 시점에서 그의 새로운 방법적 성공의 성패 여부를 가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그의 작품들은 세계 주요 미술관 전시와 컬렉션의 주요 품목이 되었으며, 대중들의 기호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현시점에서 그의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미술사적 평가는 다소 성급하며, 좀더 많은 시간의 경과를 요구하고 있다.


(도판1)


Color video diptych on two LCD flat panels mounted on wall
38 x 108 x 6 cm
1998년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경험으로 2002년 제작된 5점의 <매일 나아가는 Going Forth By Day>(각 35분 분량) 중


(도판2)

<죽음 The Passing, 1991>
싱글 채널 비디오


(도판3)

<하늘과 땅 The Haven and Earth,1992>
비디오 설치, 2.9x4.9x2.2(설치공간)


(도판4)

<낭트 삼면화 Nantes Triptych, 1992>
비디오, 사운드 설치, 중앙(3.2x4.2m), 좌우패널(3.2x2.7m)


(도판5)


Color video on LCD flat panel mounted on wall. 49 x 38 x 6 cm


(도판6)


Color video on plasma display
mounted vertically on wall
120.7 × 72.4 × 10.2 cm


(도판7)


The veiling was created for the exhibition "Buried Secrets," US Pavilion, 46th Venice Biennale
350 x 670 x 940 cm

(도판8)

<의식 Observance, 2002>
플라즈마 모니터에 고화질 비디오, 벽면에 설치, 120.7x72.4x10.2cm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hans

2005/12/09 21:28 2005/12/0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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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는사람 2010/03/29 14:49 # M/D Reply Permalink

    직접 작성하신건가요 ?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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